전쟁 대비하는 한국의 2030 청년들
“영주권, 시민권 준비 중이에요.”
“전쟁이 나기 전 외국에 나가는 걸 목표로 언어, 돈, 기술을 준비하고 있어요.”
한반도에서 전쟁을 대비하는 2030 청년들이 있다. 핵 전쟁과 같은 재앙·재난에 대비해 평소 철저히 준비하는
이들로 일명 '프레퍼(Prepper)'라 부른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등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 시험에 이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제1의 적대국'으로 규정하면서 군사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재난가방 등 생존 키트를 판매하는 온오프라인 상점 '꾼스'는 “생존 키트를 찾는 이들이 최근 많이 늘었
다"고전했다.
‘프레퍼’들의 모임도 활발해졌다. 2년 전 개설 당시 50명 미만이던 오픈 카카오톡 방에는 현재 4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였다.
15년 넘게 도시 재난 생존을 연구해 온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은 “확실히 10년 전에 비해 국내에 전쟁 및
재난을 대비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특히 선거가 있는 해 남북 관계 긴장이 고조되는 현상을 ‘프레퍼’ 증가의
이유로 꼽았다.
우 소장은 또한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민주진보당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미중 관계가
악화되고,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안보 위기와도 직결돼 전쟁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KBS 공영미디어연구소가 2023년 8월에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 남녀 1675명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 통일의식 조사'에 따르면 현재 안보상황에 대해 응답자의 75.2%(‘매우 불안하다’ 23.8%, ‘약간 불안하다’
51.4%)가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안보상황이 ‘불안하다’는 의견은 2022년(70.2%)에 비해 5.0%p 증가했고,
최근 3년간 지속적인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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